본문 바로가기

별당의 영화관/별당의 영화정리

[영화 정리] 트로이(2004), 영원한 영웅의 서사시

Troy

영화 <트로이> 포스터


감독: Wolfgang Petersen
주연: Brad Pitt, Eric Bana

"인간은 영원을 갈망한다. 그래서 자문하다. 삶의 흔적은 남는것인가. 훗날 사람들은 기억해줄것인가. 우리가 누구였으며, 얼마나 용맹했으며 또 뜨겁게 사랑했는지." 영화 트로이의 첫 독백은 이 영화를 관통하는 대사로 볼 수 있다.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되고싶은 영원히 불완전한 존재다. 결코 영원히 살 수 없기에 인간은 이름을 남기길 원하고 영웅이 되고자 한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인 『일리아스』의 한 부분인 트로이 전쟁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로 전설과 가까운 역사이다. 영화 《트로이》는 트로이 전쟁괴 영웅 아킬레우스를 통해 인간의 유한하면서도 아름다운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신에 필적하는 신체 능력과 지휘능력을 가진 아킬레우스

아킬레우스는 요정인 어머니와 인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요정이기 때문에 아킬레우스는 다른 인간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태어났다. 아킬레우스의 힘은 누구도 넘볼 수 없었기에 그는 당대의 영웅으로 칭송받는다. 그의 초월적인 힘은 미케네 왕 아가멤논의 그리스 정복에 필수적이었지만 아킬레우스는 정복욕에 차있는 아가멤논을 혐오하고 명령에 불복한다. 그러던 중 평화조약을 위해 미케네에 방문한 트로이 왕자 파레스가 아가멤논의 부인인 헬레네와 불륜에 빠지고 미케네는 트로이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다. 아킬레우스는 전쟁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명예를 위해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그는 뛰어난 전투와 지휘 능력으로 첫 상륙 전투에서 큰 성과를 올리지만 또다시 아가멤논과의 마찰로 전쟁에 관여를 하지 않게 된다.

초반의 아킬레우스는 인간과는 전혀 다른 존재로 묘사된다. 수려한 브래트 피트의 외모에 무뚝뚝하면서도 능력있는 그는 말 그대로 빛난다. 아킬레우스 단 한 사람의 참전 여부로 전황이 크게 바뀌는 장면은 그가 마치 아레스 같아 보인다. 신같은 모습 떄문에 아킬레우스가 다른 인간과 있을 때 어색하고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이 든다. 아킬레우스 스스로도 자신이 인간과 전혀 다른 존자라고 인식하는 장면이 있다. 그는 헥토르와 일대일 대결을 하면서 패자에게 합당한 장례를 치뤄주자는 제안에 자신을 사자로 표현하며 헥토르의 제안을 거절한다. 물론 그가 사촌의 죽음에 동요하고 있던 상태였지만, 헥토르의 대결 이후 벌어지는 사건으로 인간화 된다는 걸 봤을 때, 그가 일대일 대결에서 한 말은 자신과 인간을 구분짓는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전쟁의 원흉이자 전쟁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나쁜 ㄴㄴ들....


이런 아킬레우스와 대비하여 다른 등장인물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파리스와 헬레네의 정렬적인 사랑과 아가멤논의 욕망스런 정복욕은 인간의 이성으로 제어할 수 없는 감정에 압도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현명한 왕 프리아모스도 전통과 신에게 의지하는 모습만을 보이다. 반면 현명하고 지혜로운 인간은 아킬레우스와 동등한 그려진다. 트로이의 왕자이자 현명한 지휘관인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와 여러 합 동안 맞서 싸울수 있었다. 그리스 연합군의 지략가 오디세우스는 아킬레우스가 유일하게 존경하는 인물이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목마 작전을 고안해 낸 인물로 아킬레우스는 자신에게 없는 뛰어난 지적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

완전무결해 보이던 아킬레우스가 처음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건 그의 사촌동생 파르토클로스가 헥토르에 의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이다. 사촌동생이 전사했다는 소식에 아킬레우스는 이성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함께 몸과 마음을 나눈 브리세이스의 변호와 그의 부하와 헥토르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헥토르를 죽이고 시신을 마차에 묶어 시신을 훼손하고 모든 트로이 병사들에게 수치를 주었다. 그의 화를 누그러트린건 아들의 시신을 돌려받으러 연합군 진영으로 온 프리아모스였다.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왕의 용기와 인간적인 따뜻함에 마음이 움직였고 헥토르의 시신과 장례를 위한 12일을 보장해주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목마 속에 숨어 트로이로 잠입하려는 계략을 짜내어 성안에 침투한다. 그러나 브리세이스를 구하러 함께 잠입한 아킬레우스는 파리스의 활에 급소인 아킬레스 건은 맞고 죽는다.

아킬레우스가 괴력을 가지고 있는 영웅이었더라도 그 역시 인간이었다. 가족의 죽음에 분노했고, 적의 용맹함에 감동했으며,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건, 늘 죽음 직전에 살아가는 인간이었다. 아킬레우스는 신들이 인간을 부러워한다고 한다. 모든 것을 알고 평생을 살 수 있는 신들은 한치 앞을 모르고 유한한 생명에 불안해하며 살아가는 인간을 부러워한다. 유한하기 때문에 아름답고 알 수 없기 때문에 흥미롭다. 인간은 불멸을 원하여 후대에 이름을 남기기 원한다. 하지만 그들이 후대까지 기억되는 이유는 아킬레우스의 말처럼 항상 마지막을 살아가는 인간의 아름다운 삶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말한다. 헥토르와 아킬레우스의 시대를 함께 살아간 사람을 기억해 달라고.

<별!점:6/10>